취미/영화

악마를 보았다 (2010)

cutekong 2024. 3. 16. 10:29

나의 최애 영화 이병헌, 최민식 주연의 '악마를 보았다'. 벌써 8번쯤 본 것 같은데 볼 때마다 몰입도 최고다.

2번이나 제한상영가 판정은 받은 영화인 만큼 처음에는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들이 기억에 많이 남았는데, 보면 볼수록 극 중 이병헌이 맡은 피해자의 입장에 감정이 더 이입된다.

 

주인공 장경철(최민식)이 성폭행, 살인 등 굉장히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고 심지어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18세 관람 제한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느낀 중요한 포인트는 단순히 자극적인 장면이 아니라, 결국 피해자(극 중 이병헌)가 아무리 철저하게 복수해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일은 슬픔을 이겨낼 도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또한 도대체 인간은 어느 정도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 걸까?라는 생각도 하게 만드는데, 그 만큼 더 이상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언제든 나에게도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은 살인범에 대한 공포감이 잘 느껴지는 영화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유영철, 정남규 등 잔혹한 사이코패스 범죄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악마를 보았다 I Saw The Devil

2010년 18세 관람가 2시간 24분

출연: 이병헌, 최민식, 천호진, 전국환 등

감독: 김지운

소개: 약혼녀를 잃은 비밀 요원 수현이 폭발한다. 범인으로 지목된 연쇄 살인마 장경철을 찾아내 광기의 대결을 시작하는 수현. 가장 잔혹하고 처절하게 응징한다. 쉽게 죽이는 건 복수가 아니니까.

 

영화의 주인공 김수현(이병헌)은 국정원 경호원으로, 장주연(오산하)과 약혼한 사이다.

주연이 성당 수녀님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늦은 밤 차량 고장으로 주연은 견인차를 기다리게 된다.

이때 장경철(최민식)이 나타나 바퀴를 봐주겠다며 나타나는데.. 장경철의 제안을 거절하자 차량에 쳐들어와 둔기로 주연을 마구 폭행한 뒤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살인을 저지른다. 수현의 약혼녀는 장경철에게 살려달라고 부탁하지만 들어주지 않는다.

"안 죽이면 안 돼요?"

"왜?"

"저, 아이를 가졌어요. 살려주세요 제발"

 

 

주연의 시신이 발견되고, 주연의 아버지는 수현에게 30년간 형사 생활을 했음에도 딸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한다.

장례를 치르면서 주연의 여동생을 포함한 온 가족은 오열하고 수현은 복수를 다짐한다.

"미안해 주연아. 너무 늦고, 약속도 못 지키고.

근데 주연아 이것 한 가지만 약속할게. 네가 받은 고통 그놈한테 천배, 만배 돌려줄게"

 

장례식 이후, 여전히 장경철은 지나가는 여성을 차량에 태워 계속해서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 완전히 사이코패스다.

직장에 15일간의 휴가를 요청한 수현은 광기 어린 복수를 시작한다.

진범을 찾기 위해 유력한 용의자인 장경철 부모의 집에 찾아간다. 수현은 장경철의 아들로부터 주소를 알아내 장경철의 집에 찾아간다.

장경철의 집에서 주연의 반지를 발견하고, 수현은 장경철이 주연의 살해범임을 확신한다.

 

그날 밤, 학원 차량 운전기사로 일하던 장경철은 자신의 차량에 탑승한 여학생에게 강간을 시도하는 중 수현이 나타난다.

둔기를 휘두르며 싸우던 두 사람의 싸움 끝에 수현은 비닐로 장경철을 질식시킨 뒤 도청 장치를 장경철의 입안에 넣어 삼키게 하고, 치료비가 들어있는 돈봉투를 놔둔 채 장경철을 떠난다.

이때부터 수현은 장경철의 음성과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게 된다.

 

정신을 차린 장경철은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길, 택시 운전사로 위장한 강도 무리와 싸우면서 또다시 살인을 하게 된다.

수현이 준 돈으로 병원에 간 장경철은 자신을 진료하는 나이가 지긋한 의사에게 왜 반말이냐며 사회성이 전혀 없는 태도를 드러낸다.

여기서 의사한테 안경 벗어보라면서 가까이 오라고 할 때 너무 무서웠다;;

최근 유퀴즈에 출연한 최민식이 에피소드로 밝힌 내용으로, 장경철 역할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실제로 동네 헬스장에서 만난 지인분이 반말을 하셨는데 속으로 '왜 반말이지?'라고 자신도 모르게 생각했다고 한다.ㅋㅋ

 

진료를 마친 장경철은 병원에 있는 젊은 간호사를 또 성추행하려 시도하고, 음성을 듣고 있던 수현이 나타나 몸싸움을 벌인다.

이번에는 장경철의 아킬레스 건을 끊어버린 뒤 응급처치를 해두고 사라지는 수현...

잡고 살려주고, 잡고 살려주지만 절대 죽이지는 않는 고통과 죽음의 굴레가 반복된다.

 

장경철은 점점 약이 오르기 시작하고 친구 태주(최무성)의 집에 머무르게 된다.

태주 또한 살인마이고 인육을 먹는 듯한 장면을 보여주면서 수현이 맞서야 할 극악 무도한 인물은 한 명 더 늘어나게 된다.

태주: "잡았다 풀어주고, 잡았다 풀어주고 먹잇감의 고통을 즐기는 거지. 사냥 놀이 하는 거네"

장경철: "재밌네"

 

수현은 장경철을 쫓아 태주의 집에 침입하여 집에 함께 있던 태주의 여자까지 거의 3:1로 싸우게 된다.

장경철은 총까지 들고 덤비지만 수현에게 당해내지 못한다. 수현은 이번에도 장경철을 잡았지만 풀어준다.

 

약이 오를 데로 오른 장경철은 수현의 정체가 자신이 죽인 장주연의 애인임을 깨닫고 주연의 가족을 노린다.

GPS까지 버리고 택배 기사인 척 주연의 집에 들어간다.

주연의 아버지

 

범행을 저지르고 자수하러 가는 장경철을 납치해 어딘가로 끌고 가는 수현.

창고 같은 곳에 출입문과 연결되는 단두대를 만들어 놓고 문이 열리면 단두대가 작동하도록 해두었다.

그곳에 잡혀가서도 장경철에게 두려움과 반성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수현은 이제 장경철의 부모와 아들을 창고로 불러 단두대가 연결된 문을 열게끔 한다.

 

이 모든 과정을 들으며 창고 밖으로 걸어 나가는 수현은 장경철 가족의 비명 소리를 들으면서 절규한다.

 

 

솔직히 극 중 장경철이 수현에게 가차 없이 당할 때 속이 시원하긴 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절규하는 수현의 모습에서, 이만큼 무자비한 복수를 해냈어도 결국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게 참 슬프게 느껴졌다. 범죄자의 반성도 없었고, 사랑하는 악혼녀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악혼녀의 가족도 자신 때문에 모두 세상을 떠났으니..

 

그리고 무고한 범죄 피해자들의 심정이 느껴지는 수현의 대사들이 마음 아팠다.

"너 그런 거 알아? 가슴에 커다란 바윗덩어리 하나 들어앉은 느낌, 그런 기분" 

"난 네가 죽은 후에도 고통스러웠으면 좋겠다"

 

 

끝으로, 유퀴즈에 출현한 최민식의 인터뷰도 같이 보면 재미가 쏠쏠하다 :)

https://www.youtube.com/watch?v=MJ-U9UcnTHA